남도일보 기고-스마트팜으로 농업의 미래를 열어 가자
<김성일 전남도 농업기술원장>
 
농업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분야는 부지불식간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공장에서는 자동화를 넘어 인공지능 로봇이 인력을 대신하고,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무인 시스템으로 상당부분 대체되고 있는 것을 알 것이다. 농업도 어느 순간에 드론이 병해충 방제를 하고, 로봇이 농작물을 수확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떠올리다 보면, 우리 농업과 농촌, 농민의 삶 속에 첨단 기술들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겠다는 조바심이 절로 드는 것은 농업기술원장으로서 괜한 절박함은 아닐 것이다.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미 우리 농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 청년 농부들의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시설원예, 과수, 축산 등 여러 분야에서 스마트팜 보급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지원 50%를 포함하는 지원 대책에도 스마트팜 확산이 더딘 것을 보면 현장과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스마트팜 확산을 위한 종합적인 노력을 몇 가지 관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스마트팜에 대한 인식의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 2016년 농식품부에서 스마트팜 도입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스마트팜을 도입하기를 꺼려하는 이유가 투자 대비 성과가 불확실할 것 같다는 응답이 54%, 운영비가 부담되기 때문에 24%, 영농규모가 작아서가 19%, 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서 14% 등으로 조사된 반면 스마트팜 도입 농가의 반응은 ‘영농편이성’ 증진이 23.9%, 투입 노동시간 감소 13.6%, 상품화율 증가 11.4%, 단위면적당 생산량과 농업소득이 각각 10.5%, 농업소득 9.0% 증가하였고, 전반적인 생산비 감소는 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스마트팜 도입에 대한 긍정적 요소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농민 홍보가 강화되어야 할 것 같다.

둘째,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스마트팜에 필요한 최적의 생육환경정보관리 시스템 기술 개발과, 설치비용이 저렴하고 시설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장이 가능한 농가 보급형 스마트팜 모델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셋째, 개별 스마트팜의 생육환경 정보 등을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스마트팜을 단순히 하우스를 개폐하는 관리 장치 수준으로 활용하기보다는 향후에 정교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농가 재배환경 맞춤형 작물생산 스마트팜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는 하우스에서 얻어지는 재배환경과 생육데이터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 및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넷째, 스마트팜으로 전환된 농가들이 잘 관리할 수 있는 산·학·관·연의 협력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전남농업기술원에서는 이미 개별 스마트팜 농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거점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스마트팜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농업인들에게 바로 전달하는 등 컨설팅을 실시해오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팜이 늘어나고 이들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문업체와 각 농가들 간에 서비스 운영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농업기술원에서는 농민들 교육과 전반적인 시스템 운영을 모니터링하는 체제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다섯째, 노후 시설하우스 현대화 개선사업에 스마트팜 장치를 포함시키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일반 하우스 단지를 가보면 하우스마다 시설이 천차만별이서 표준화 된 시설규격으로 설치하고, 최소한 향후 스마트팜 전환이 용이하도록 표준화된 규격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스마트팜을 개별 농가 하우스 단위로 전환하기보다 대규모 하우스 단지 전체를 스마트팜 단지로 전환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단지화를 추진하면 지역 기상장치나 인터넷처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보다 저비용으로 스마트팜 도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2020년까지 약 7천여 헥타의 스마트팜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우리 농업농촌에 급속하게 진전되는 고령화, 일손부족, 후계농 부재, 악성 노동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성을 높여가는데 필수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멀지않은 장래에 관공서와 연구소, 농업인, 농협 등이 협력하여 농업·농촌을 혁신시켜나가는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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